미국 대학 입시

Posted 2022. 12. 26. 08:18 by Earl7e

아이 대학 입시 과정이 끝나서 몇 가지 정리해 보자면,

 

특별한 생각없이 아이의 중학교 과정을 보냈던 관계로 사립학교나 마그넷 스쿨에 지원하는 것들은 고려하지 않았고 자연스럽게 동네 공립 고등학교로 진학했다. 추첨 같은 것 없이 거주지에서 진학하는 학교는 한 개로 정해져있다. 

 

12학년 학기 시작하면, 설명회를 해주는데 이전 졸업생들의 대학 진학 상황을 알 수 있는 자료(대학교 이름과 학생수)를 공개한다. 공립학교에서는 아이비리그 포함 명문대에 거의 못 간다는 이야기를 본 적이 있는데, 명문대 진학률이 높다고 할 수는 없지만 그렇다고 암울하게 전무한 수준도 아니었다. 

 

오래된 옛날 이야기지만 한국에서의 고등학교 생활은 모의고사, 자율학습 등등 (명문) 대학 진학을 위해 많은 것이 집중되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반면, 미국 공립 고등학교는 교과 과정을 가르치는 것이 본업이고 학생들의 명문대 입학률은 물론이고 대학을 가든 말든 그닥 관심이 없어 보인다. 각자 알아서 목표 잡고 그에 맞춰 수강 신청하고 과외 활동, 봉사 활동 등등 준비해야하는 분위기. 학교에서 뭔가 방향이라도 제시해 주겠지 하고 기다리면 대학교 진학은 요원할 그런 분위기 말이다. 명문 사립학교는 학교에서 신경을 많이 써준다고 듣기는 했는데 사실 여부는 모르겠다. 시험 점수 이외에 다른 활동들의 평가가 입시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을 고려하면, 상대적으로 한국에 비해서 학교 차원의 입시 대비 중요성이 덜 할지도 모르겠다는 막연한 생각도 있다.

한국 사람이 많은 고등 학교들은 컨설턴트들이 홍보를 겸해 대학 진학 과정 설명회를 해주는데, 대략적인 흐름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었다. 대체로 GPA가 제일 중요하고, 과외활동, 봉사활동, SAT/ACT 점수… 수강신청은 어떻게 하고, 몇 학년에 뭘 해야하는지 같은 내용들.

 

리지우드 고등학교에서는 Naviance라는 툴을 썼는데, 학교에서 주는 로그인 권한으로 이 사이트에 들어가면, 대학교 검색이 되고 전년 졸업생의 해당 대학의 지원 분포도를 볼 수 있다. 즉 GPA와 SAT/ACT점수를 X/Y축으로 해서 각 학생이 점 하나로 표시되는데, EA/ED/RD, accepted/waitlisted/denied로 점 모양/색이 구분되어 분포도를 볼 수 있다. 역시 세부 전공은 알 수 없어 대략적인 수준이지만 각 대학의 EA/ED/RD 입학 점수를 대략적으로 파악하는데 도움이 된다. 이 자료가 유용한 이유는, GPA가 대학 입학에 제일 중요한 요소인데, 각 고등학교의 GPA와 학생 실력에 편차가 적지 않아서 인터넷에 있는 GPA 평균 같은 것은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리고 대학마다 고등 학교별 가중치를 다르게 적용하는 것으로 아는데, 해당 고등학교의 전년도 졸업생의 GPA를 기준으로 대학 합격 불합격 분포를 보면 대략 당락 가능성이 예측되기 때문이다. EA, ED, RD를 구분해 볼 수 있어서, 학생들이 해당 대학교를 어떻게 이용하는지도 감을 잡을 수 있다. 예를 들면, target/safety 학교에서 일단 합격을 받아두고 싶어서 EA로 많이 넣는 추세. 그런데 safety로 생각되는 학교에서 defer를 받을 수도 있는데, 아마도 학교 측에서는 over qualify되어서 어차피 올것 같지 않으니 얼리 다 떨어지고 RD로 넣으면 그때 제대로 평가하겠다는 의사 표시인 듯 하다.  

 

입시 지원을 옆에서 지켜본 느낌으로는 경쟁이 심한 명문 대학일수록, GPA, SAT/ACT점수는 상향 평준화 되어 있어서, 다른 과외 활동, 시상 경력, 봉사 활동 등에서 당락이 결정되는 것 같고, supplemental essay 같은 것들도 심하다 싶을 정도로 이것 저것 많이 물어보는 것으로 보인다. 반면 보통 safety라고 구분되는 상대적으로 경쟁이 덜한 대학은 점수 중심으로 평가하는 듯한 느낌. 학생을 많이 뽑는 주립대들도 비교적 점수를 많이 보는 느낌이었는데 정확한 근거는 없다.

 

수십년전 한국의 학력고사/수능이 정량화된 그래서 비교적 예측이 용이한 입시 방법이었다면, 미국은 지원서에 적어내는 온갖 스토리들로 결정이 되는 관계로 매우 불투명하고 예측이 쉽지 않다. 물론 여러 학생을 지원해본 전문가들은 뭐가 중요한지 알고 그걸 강조하는 방향으로 끌고 가고, 결과도 대략 예측을 하겠지만, 샘플이 적은 학부모 입장에서는 팔랑귀가 되어 엉뚱한 곳에 리소스를 투입하게 조언을 할 수도 있고, 최종 결과가 나올때 까지 불안감 가득한 과정일 수 밖에 없다. 

 

기본적으로 내신 성적은 일정 수준 (결국 경쟁자들로 인해 형성되는 점수) 이상이어야하고, 특정 분야에 관심과 열정이 있어서 고등학교 시절 동안 꾸준히 뭔가를 해서 그 분야로 수상 성과도 있고, 관심 분야로 봉사 활동도 만들어 내고, 과외활동으로 리더쉽도 보여주는 그런 학생을 미국 대학에서 출중한 인재로 보는 듯 하다.  이런 입시 기준이 있는줄 모른채 남다른 행보를 보인 학생이 있다면 매우 훌륭한 학생일 것이라 동의하지만, 이런 입시 기준이 있다는 것이 공공연히 알려져있고 다들 그 기준에 끼워 맞춰 움직인다는 것을 현실로 보면 과연 입시 기준이 의도대로 작동하는지는 의심스럽다. 어쨌든 일종의 정답지는 나와있고, 지원서 작성할 때까지 일관성 있는 남다른 스토리를 만들어 내려면, 미리 미리 퍼즐 조각을 맞춰 놓는 사람이 유리할 수 밖에 없는데, 문제는 많은 경우 이 사실을 늦게 깨닫거나, 알았다 하더라도 실천하지 않아서 자신만의 독특한 스토리를 만들어 낼 물리적 시간이 부족하거나, 관심 분야 조차 생기지를 않는다는 것 (12학년이 되어서도 뭘 전공하고 싶어하는지 조차 정하지 못하는 경우를 부지기수로 봤다.) 이것 저것 경험해 보기에도 벅찬 어린 시절에 특정 분야에 꽂혀서 남들보다 탁월한 무언가를 이루어 낸다는게 솔직히 더 이상하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대학 입장에서는 미래에 있을 일로 평가를 할 수는 없는 노릇이고, 대학 진학 또는 졸업 후 학생의 관심 분야가 바뀌더라도 기존에 보여준 관심과 열정이 새로운 분야에도 적용될 것이라고 보는 듯 하다. (비싼 등록금 내고) 대학에 들어 가면 어떻게 해당 대학교에 공헌할지를 물어보는 질문을 하는 것을 보면, 갑은 대학인 건 확실한 듯.

Seven Lakes Dr. 단풍

Posted 2016. 10. 16. 13:38 by Earl7e





여름 스키장 썰매

Posted 2016. 9. 5. 11:55 by Earl7e

여름에 스키장에서 종종 보는 썰매와 마운틴 코스터를 타 보았다.



광고나 사진으로 볼때는 좀 유치한 아이들 놀이 기구로 보였는데, 직접 타보니 나무들 사이로 속도감 있게 내려오는 느낌이 꽤 상쾌하다.




날씨가 덥지 않아 그런지 리프트 타고 올라가는 것도 제법 괜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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