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기 타다 보면 운좋게 비지니스석으로 승급되는 사람들을 보고는 합니다. 무척이나 부러웠었죠. 지금 회사 동료들과 비교하자면 출장을 자주 다닌 편은 아니지만 (제가 엉덩이가 무거워서...) 그래도 근 10년간 1년에 적어도 한 번은 비행기를 탔었던것 같은데, 한번도 비지니스 석에 당첨되는 행운이 없었네요.
으하하하 이번에는 운좋게 비지니스석에 앉아보는 호사를 누립니다.
항상 일찍 티케팅을 해서 좋은 자리를 예약했었는데, 이번에는 이틀 전에 급히 예약을해서 원하는 복도 자리가 없었던 것이 오히려 행운을 가져다 준 것 같습니다.
설명에 의하면 over booking이 되어야 비지니스석 승급이 된다고 하니, 이코노미석은 빈자리 없이 가겠군요. 비지니스석은 사람이 많지 않아서 한 자리 건너 앉는데 말입니다.
저녁 비행기를 탔더니 서울 야경을 보는 기회도 주어졌습니다. 지도 관련 일만 4년 했더니 이제는 서울 야경만 보아도 어디가 어딘지 쉽게 파악이 되는군요.
여의도가 보이기 시작해서 주섬주섬 카메라를 꺼내들고 찍어봅니다. 서울 한복판은 놓쳤지만 그래도 우리 집 광장동을 찍는데 성공했습니다. 하얀 점이 빛나는 다리가 올림픽대교이고, 다리 북동쪽이 광장동이죠. 오른쪽에 시커먼 부분은 아차산이겠네요.
비지니스 석이라고 승무원이 더 정중히 인사하니 뭔가 훌륭한 사람이 된 기분이 들어 좋네요.
저녁 식사에 애피타이저, 샐러드, 후식 아이스크림도 나오고, 와인 잔도 그럴 듯하군요. 4가지 와인을 보여주면서 권하는데, 대충 찍어서 손으로 가리켰더니 '프랑스 산인데 시음해보실 필요 없으시겠어요?'
흠 와인에 대한 무지를 바로 들킨 느낌이네요.


주위를 둘러보니 옆 자리 사람은 큼직한 Bose 헤드폰으로 영화를 보고 있는데, 저는 왜 헤드폰이 없는걸까요? 승무원에게 헤드폰은 어디있느냐고 물어보니, 죄송하다고 하면서 평범한 헤드폰을 가져다 주네요. 비지니스석 고객들은 다들 개인 헤드폰을 가지고 다니는 거로군요.
왠지 비지니스석은 제가 있을 자리는 아닌 듯 하군요.
그래도 정말 편하고 좋네요. 무엇보다 누워서 잘 수 있다는 것은 정말 좋습니다. 안타깝게도 발 받침은 끝까지 늘려도 제 키에는 약간 불편했지만요. 비지니스석 사용하라는 미끼에 걸린 듯 하군요.
출장 간다니, 유빈이가 심심하지 말라고 슥슥슥슥 그린 종이 한 장을 주네요.

- 왼쪽 위의 도표는 교차점에 숫자를 더해서 채워 넣는 수학 문제 풀이네요.
- 오른쪽 위의 그림은 그냥 감상용 그림입니다. 무슨 그림일까요? 이틀 전에 우리가 살게 될지도 모르는 집들의 사진을 보여줬는데, 어딘가 비슷한것 같네요.
- 오른쪽 아래의 그림은 꾸미기라네요. 컬러 펜이 있었으면 재미있었을텐데 검정색 밖에 없어서 아쉽군요.
- 왼쪽 아래는 tic tac toe랍니다. 직선으로 xxx를 만드는 게임이에요.
정말 심심하지 않은 출장 길이네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