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오후 모녀가 오스트리아에서 돌아오는 날.
오전에 남은 일을 정리하러 출근하는 길. 갑자기 나도 저렇게 앉아서 여유있게 보냈으면 하는 부러운 생각이 들었다.
숙소에서 5분 거리에 있는 기차역 Enge. 사실 이 기차역은 꽤 커보이는데 공항 가는 것 말고는 타본 적이 없다.
회사에서 내려다 보이는 기차길. 아래 또랑이 어제 올린 글의 산책로.
놀러 갈 곳을 몰라서 출근했다고 했더니, 와이프가 알려준 Lindenhof. 지난번 유현이 사진에 나오는 관계로 사진은 따로 올리지 않았지만, 커다란 장기 두고 공 놀이하는 넓은 공원이다. 공원 끝 난간에 가면 쮜리히 호수를 따라 경치가 좋다.
춤추는 삐리들이 있어서 찍고 싶었으나, 괜히 잘못 찍었다가 한대 얻어 맞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도 있어서 지나가다가 슬쩍 줌 당겨서.
린덴호프 바로 아래쪽을 지나 골목길로 들어갔는데 아주 맘에 드는 가게가 보였다.
종이로 만드는 여러가지 모형들인데 비싸기는 하지만 왜 이렇게 예쁜 것들이 많은지(가게 안에서 사진을 찍을 수는 없어서 쇼윈도에 있는 것들만)... 나중에 평일에 꼭 와보라고 알려주려고 명함을 받았는데, 토요일 5시까지만 여는 것처럼 적혀있다. 그래서 물어보니 궁금한 것 있으면 평일에 전화로 물어보고 토요일에 오란다. 엇 수요일에 귀국하는데 무슨... 내가 직접 고르기는 가격이 좀 거시기하고, 공항 갔다가 5시까지 같이 오기는 힘들것 같고...
한참 고민하느라 가게를 세번이나 들락 날락하다가 결국 장난감을 하나 사들고 나왔다.
바로 이 날으는 돼지
다시 물어보니 5시나 5:30에 문을 닫는다고. 가족들 만나러 공항 가는데 5:30까지는 올 수 있을것 같다고 꼭 같이 오고 싶은데 5:30이면 정말 좋겠다고 당부한 뒤, 늦어진 시간을 줄여보려고 공항가는 기차역으로 뛰었다. 땅 값도 무지 비쌀 것 같은 동네에 무슨 가게를 토요일 그것도 2시에서 5시까지 세시간만 여는지... 여유롭네.(지금 생각해보니 2시가 아니라 12시부터였을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