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포니아에 사는 동료들로부터 겨울에 단독 주택은 으스스 춥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어서, 훨씬 추운 뉴저지의 단독 주택으로 이사 올 때 우려했던 것 중 하나가 단열과 난방이었다. 처음 렌트할 집을 구할 때 같이 봐주셨던 분이 벽면을 만져보면서 집이 비워져있는데도 다른 집보다 벽이 따뜻하니 단열이 좋다고 이야기해줘서, 가산점을 얻어 렌트하게 되었다. 작년 겨울 가스비가 가장 많이 나온 달에 200불 정도가 나왔고, 취사/온수 등에 들어갔으리라 짐작되는 요금 50불을 제하면 150불 정도가 난방비로 쓰인 듯 한데, 그리 춥지 않게 지냈다. 캘리포니아 쪽은 겨울에도 기온이 낮지 않아서 단열이 허술한 듯.
지난 달 조금 더 크고 창문이 크고 많은 집으로 이사왔다. 처음 며칠간의 느낌은 확실히 추웠다. 서늘한 기운도 있고, 방 온도를 화씨 70도(21도)로 맞춰도 과장하여 표현해 덜덜 떨렸다. 아마 처음 이 집으로 왔다면 미국 집은 다 이렇게 추운거라 생각했겠지만 비교 대상이 있으니 개선할 여지가 많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집을 구할 때 인스펙터가 다락(attic)의 계단 입구에 먼지를 보고 바람이 샌다는 증거라고 이야기해주면서, 홈디포에서 커버를 구입하면 난방비 절감으로 1-2년이면 본전을 뽑을 수 있을 것이라고 이야기해주었다. 다락 입구에 손을 대보면 확실히 찬기운을 쉽게 느낄 수 있었고, 아이 방으로 찬기운이 흘러 들어가서 안방보다 훨씬 추웠다. 동영상을 찾아보니 나무와 스티로폼 등으로 입구 커버를 만드는 것이 나오는데, 공구도 없고 홈디포도 열지 않는 연휴라, 이사에 이용했던 상자와 뽁뽁이 등을 이용해서 입구를 덮을수 있는 상자를 만들었다. 크게 기대하지 않았는데 찬기운이 더 이상 느껴지지 않았고, 아이 방의 체감 온도도 한결 나아졌다.
다락 입구를 고치면서 재미를 붙여서 집안 구석 구석 외풍이 들어오는 곳을 찾아보았다. 보통 지하실은 겨울에 따뜻하고 여름에 시원한데, 이 집은 지하실이 냉방이었다. 살펴보니 지상으로 이어지는 작은 창문들의 틀(쇠)에 틈이 크게 있어서 바람이 술술 들어왔다. 역시 뽁뽁이를 틈에 구겨넣어 메꾸니 바람이 확 줄어들었다. 테이프는 자국이 남을 수 있어 사용하지 않았고, 뽁뽁이의 좋은 점은 구겨 넣으면 방울이 터지거나 남으면서 틈새 공간을 적당히 메꿔주어 어렵지 않게 작업할수 있었다. 나중에 플라스틱 재질의 창문으로 바꿔야 할 듯. 뒷 마당으로 나가는 문과 문틀에서도 찬바람이 많이 들어왔는데 문 아래만 막았지만, 창틀을 막는 것 만으로도 추운 기운은 없어져서 밤에 지하실에서 운동을 할 수 있는 정도는 되었다.
1층은 나무로된 현관문이 오래되어 수축되고 뒤틀려서인지 문틈새로 외풍이 들어왔고, 벽에 설치된 에어콘 테두리와 에어콘 바람 나오는 통풍구에서 엄청난 바람이 들어왔다. 현관문은 단열 테이프를 구입해서 붙여주니 상당량의 찬바람은 막을 수 있었다. 나중에 유리문이 달린 현관문으로 바꾸면 효과가 좋을 듯 하다. 에어콘은 에어콘 안쪽의 필터를 비닐 봉지로 둘러주고, 테두리는 뽁뽁이로 메꾸니 좋아지기는 했지만, 모든 구멍을 막기는 쉽지 않아서 여전히 찬바람이 들어오고 있다. 집 밖에 있는 부분에 박스를 만들어 밀폐를 해주면 좋을 듯 하다.
이사 전에 걱정했던 크고 많은 창문들은 벽보다 단열효과가 떨어지는 것은 명백한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찬바람이 술술 들어오는 정도는 아니다. 한국에서 유행이라는 3중 뽁뽁이를 붙여볼까 싶었는데 미국에서는 구할 수가 없어서 포기하고 아이 방의 창에만 비닐 단열 처리를 해주었다.
주요 부분의 틈들을 막고 나니 계속 난방을 틀어도 느껴지고는 하던 한기는 모두 사라졌다. 지난주 기록적인 한파에 임시로 막아둔 틈에 손을 대보면 여전히 찬기운이 들어오기는 했지만, 한결 나았다. 찬바람 들어오는 틈새를 찾기는 추운 날이 딱인듯.
새로 이사온 집의 좋은 점은 지하, 1층, 2층의 온도를 따로 조절할 수 있어서 밤에는 1층의 난방을 최소로 유지해도 된다는 것. 잠자는 곳만 춥지 않으면 거실은 60도(15도씨) 정도이어도 그렇게 춥게 느껴지지는 않는다.
가스 계량기를 주기적으로 재어 보면 대략적인 요금을 추정해볼 수 있는데, 지난 번 살던 집과 비교하여 크게 차이 나지 않는 수준이 될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