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하탄과 리지우드의 공립 학교

Posted 2012. 3. 22. 12:28 by Earl7e
아이가 킨더 1년과 1학년 한 달을 다녔던 맨하탄의 학교나, 1학년으로 다니고 있는 지금의 리지우드 학교나 greatschools.org 에서는 모두 10점 만점에 9점이니 정량화된 점수로만 보면 비슷한 수준이라고 봐야겠다. 

사실 학교에 대한 인상을 결정할 때 담임 선생님이 어떤 분인지가 워낙 크게 작용하기 때문에, 여러 선생님을 겪어 보지 않고 단정지어 비교하기는 어렵겠지만, 일단 생각나는 대로 적어 본다.

- 맨하탄의 학교는 건물이 조금 무서웠다. 과장해서 표현하면 경찰서 같은 분위기. 아침에 교문 안 쪽으로 들어가면 신분증을 확인하는 여자 경찰이 한 분 있었다 - 물론 무섭거나 불친절한 사람은 아니었지만 교문에서 신분증을 확인하는 것 자체가 그리 즐거운 기분일 수는 없다.
- 리지우드의 학교는 공식적으로는 개방 되어있지 않으나 사실상 다 열려있다고.

- 맨하탄의 학교는 건물 하나에 작은 운동장과 놀이터가 있었다. 이 운동장과 놀이터에서 복닥 복닥.
- 리지우드의 학교는 넓은 공원에 둘러쌓여있기도 하고, 운동장과 놀이터, 건물 모두 넓고 크고 여유있다.

- 맨하탄의 학교는 걸어서 등학교하는 아이들이 많고, 모여서 들어가고 모여서 나오기 때문에 다른 아이의 부모들과 인사하고 대화할 기회가 많았었다.
- 리지우드는 스쿨 버스나 차로 등하교 하는 아이들이 많아서 상대적으로 기회가 적다.

- 맨하탄에서는 등하교를 봐주는 아빠가 많았던 반면, 리지우드는 아줌마들이 대부분이라고 (나도 출근하느라 딱 한 번 등교를 도와줬다)

- 맨하탄의 킨더 담임/보조 선생님은 솔직히 정도 없고 성의도 부족한 분들이었다. 아이를 힘들게 했던... 행정실도 사무적인 딱딱한 분위기였다. 한 마디로 말해서 친절/다정이라는 말과는 거리감이 있는 분위기.
- 리지우드의 학교는 처음 등록하러 가는 날 교장 선생님이 웃으면서 반겨주시고, 행정실 직원도 친절하고, 담임/보조 선생님도 잘해주셔서 아이가 상당히 빨리 적응하고 있고 학교생활에 대한 만족도도 높아 보인다.

- 맨하탄의 학교는 아시안 비중이 15%정도였는데 중국 일본 한국 골고루인 듯.  그래서 한국 사람이 많지 않았다.
- 지금 리지우드의 학교는 리지우드의 초등학교 중에서도 아시안이 가장 많은 학교이다. 아시안이 25%였나 그렇고 아시안 중에서 한국계 학생이 압도적으로 많다. 사람 수가 많으니 한국 엄마들의 커뮤니티가 잘 발달되어 있는 듯. 

사실 학교를 비교할 때 제일 중요한 것이 학업 성취도, 면학 분위기 등일텐데 비교하기에는 아직 성급한 감이 ;;;;

그래도 학군을 중요한 기준으로 리지우드로 이사 온 지금까지의 느낌은 리지우드 학교가 훨씬 좋다에 한 표.
 



맨하탄과 리지우드의 일상 생활

Posted 2012. 3. 20. 14:27 by Earl7e

맨하탄에 처음 살게되었을 때 회사에서 차를 제공해 주지 않는 것이 살짝 불만스러웠었다. 서울에서도 차가 필요한데 어떻게 차 없이 살라는 건지 이해가 안 되었기 때문. 그런데 한 달 정도 지내보니 차가 꼭 필요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지하철은 서울보다 촘촘하게 배치되어 있고 각종 가게들과 편의시설들이 곳곳에 있어서 왠만한 곳은 쉽게 걸어서 갈 수 있거나 지하철 버스를 이용하면 그다지 힘들지 않게 갈 수 있었다. 걸어다니는 길도 생각보다 나무도 많고 건물들도 다채로와서 걸어 다니는 재미가 있었다. 어느 정도 익숙해지고 나면 아이도 꽤 먼 거리를 잘 걷게 된다. 차가 없으면 장은 어떻게 보는지 궁금해들 하는데, 퇴근 길에 필요한 것 사기도 하고 조금씩 그때 그때 사는데 익숙해지면 생각보다 불편하지 않다.

리지우드는 기차역 주변의 상가들을 제외하면 타운의 대부분이 주택들이고, 지금 살고 있는 집에서 기차역까지는 도보 40분 거리인지라 차 없이 사는 것은 불가능하다. 리지우드 옆에 파라무스라는 동네가 있는데, Route 17 도로가 파라무스를 관통한다.  집에서는 차로 6분 거리. 이 도로에 쇼핑몰, 가구점, 가전제품, 식료품점 등 다양한 상가들이 몰려있는데, 상가 밀도로 보면 뉴저지에서도 손에 꼽힐만큼 상가가 잘 발달된 곳이다. 검색해보면 뉴저지 통틀어서 하나 밖에 없는 상점들이 이 거리에 있기도 하다. 리지우드로 이주할 때는 전혀 기대하지 않았던 의외로 얻게 된 장점.

상가가 잘 발달되어 있어서 편리하기는 하지만, 맨하탄과 비교할 때 특별한 매력이 있는 곳은 아니다. 맨하탄이 독특한 볼거리가 많다면, 이곳의 상가들은 미국 도시들에서 쉽게 볼수 있는 전형적인 상가들이기 때문이다. 그냥 공장에서 찍어낸 듯한 그래서 복제된 라이프 스타일의 느낌이라고 할까...


맨하탄과 리지우드의 출퇴근 교통

Posted 2012. 3. 12. 23:58 by Earl7e

맨하탄에 살때는 회사와 집의 위치가 좋아서 지하철 red line의 express 이용이 용이했다. express 노선이 서는 역이 좋은 점은 운행이 빠르다는 것도 장점이지만 local line도 항상 같이 서기 때문에 아무 차량이나 타면 되기 때문에 배차 간격이 좁아지는 장점이 있다. 그 덕분에 맨하탄 출퇴근의 door-to-door 시간은 30분이 채 걸리지 않았었다. 급한 일이 있으면 아이 학교에 잠깐 왔다 갈 수도 있었고(실제로 그럴 일은 별로 없었지만, 언제든지 급한 일이 있으면 와 볼 수 있다는 것은 확실한 심리적 장점)  퇴근 길에 센트럴 파크에서 가족들과 저녁 식사를 할 수도 있어서 좋았다.
반년 가량은 자전로 출퇴근 했었는데, 서쪽의 강변 길을 이용하면 신호등이 많지 않기 때문에 대략 30~40분이면 출퇴근이 가능했다. 무엇보다 강변에서 자전거를 타거나 조깅하는 사람들을 보는 것 자체가 생활에 활력이 되어서 좋았었다. 개인적으로는 이런 일상들이 뉴욕에 매력을 느끼게 만들어주는 요인.

리지우드는 맨하탄에서 30km정도 떨어져있는 교외 지역에 있다. 구글 지도에서 길찾기를 해보면 회사까지 차로 대략 36분 걸리고 대중교통은 1시간 반 정도가 소요된다. 나는 버스를 타고 다니고 있는데 door-to-door 1:10~1:30 정도 걸리니, 교통 시간으로만 보면 일산 주엽역에서 신촌으로 출퇴근하는 것과 비슷한 수준일 것 같다. 아마도 가장 큰 차이점은 일산은 지하철에 내려서 다시 버스도 많고 가로등도 많지만, 리지우드는 버스 정거장에서 내려 캄캄한 길을 12~15분 가량 걸어야 한다는 사실일 듯.

옛날에 광장동에서 수원으로 통근 버스를 이용해 출퇴근 한 적이 있었는데, 끔찍하게 힘들고 우울했기 때문에 버스를 이용하는 것이 은근 걱정되었다. 그래서 버겐 카운티중 리지우드를 선택한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기차로 출퇴근이 가능하다는 것.

(기차는 아래 사진과 같은 2층 열차가 있고, 좌석 수준이 좀 떨어지는 1층짜리가 있는데, 평일 출퇴근에 어떤 열차가 운행하는지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막상 집을 구하다 보니 기차역에서 너무 멀어져 버렸고, 기차를 이용하려면 현실적으로 차를 두 대 소유해야 하는 부담이 생겼다. 그래서 일단은 집 근처를 지나가는 버스를 이용해 보기로... 버스는 아침 저녁 출퇴근 시간에 express가 있는데 출퇴근 시간대의 배차 간격은 20분 전후이고 맨하탄의 port authority terminal까지 버스 시간만 대략 50분 +-10분 정도가 소요된다. 다행스러운건 대부분 자리가 있어 앉을 수 있고 교통 체증도 그다지 심각하지 않아서 왠만하면 50분에서 편차가 크지 않다는 점.

처음에는 버스에서 책을 볼 수 있을까 싶었는데, 생각보다 버스가 흔들리는 구간이 많아서, 책은 물론이고 휴대폰으로 뭔가를 읽는 것도 많이 하지 않게 되었다. 그 보다는 잠을 자는 편이고, 최근에는 TED.com 동영상을 들어 보고 있다.

출퇴근 시간이 길어서 피곤하고 힘들지 않을까 싶기도 했는데, 잠을 자거나 멍하니 앉아 있으니 특별히 힘들 일은 없다. 어설프긴 하지만 반강제 휴식 시간이 되기도 한다. 붐비는 시간에는 만석이 되기도 하지만, 전반적으로 탑승객이 많지는 않아서 버스 탑승 시간 중 절반 이상은 혼자서 두 자리를 차지하는 여유로운 상태.

버스 출퇴근이 특별히 힘들 것은 없지만, 출퇴근 시간이 길어지다보니 집과 회사에 있을 수 있는 시간이 하루에 두시간 정도 줄어드는 것이 가장 큰 단점.

* P.S. 163T 버스 이용 넉달째. 지난 한 달은 링컨터널에 정체가 자주 있었다. 아침 8:15 즈음에 집에서 나가면 버스 시간만 한시간 반가량 걸리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그래도 아침은 괜찮은 것이 잠을 자기때문. 저녁은 악몽인 것이 회차하는 차가 제때 오지 않으니 출발하는 버스 시간이 엉망. 심한 경우 45분간 서서 기다리기도... 이쯤 되면 짜증 만빵 

다음 달 부터는 옆 동네 164번 버스를 이용해볼 예정. 걷는 거리가 좀 더 길어지지만 대신 고속도로를 타는 시점이 훨씬 빠르고 배차 간격도 조금 더 짧다. 일단 시도해보고 정 안되면 저녁에는 기차를 타고 와봐야겠다. 두어차례 기차를 타봤는데 승차감도 좋고 시간 정확하고 좋기는 좋다. 문제는 기차역까지의 거리.
 


리지우드 생활 한 달

Posted 2012. 3. 12. 23:57 by Earl7e
지금 우리 회사는 맨하탄 16번가 첼시 마켓 옆에 있다.

오래전부터 업무상 인연이 있었지만, 2009년 가능 1년간 파견 나오는 것으로 뉴욕 오피스는 나에게 특별한 곳이 되었다. 파견으로 왔을 때는 회사에서 집에 관한 경비를 모두 해결해주었기 때문에, 개인 부담으로는 상상하기 힘든 맨하탄 Upper West Side 68번가의 좋은 아파트에서 살아 보는 횡재를 누렸었다.

그리고 지난달 한국 회사를 퇴사하고 미국 회사로 전근을 왔다. 집에대한 회사의 특별한 지원은 없기 때문에 맨하탄은 일찌감치 후보에서 제외되었다. 아이 학교와 주거 환경 등을 고려해서 뉴저지의 리지우드(Ridgewood)에 집을 구했고, 며칠 있으면 서울에서 리지우드로 이사온 지 한 달이 된다.

보통 몇달은 살아야 그 동네의 좋은 점도 보이고 정도 들고 하기 마련이니, 아직 한 달이 채 안 된 리지우드와 1년 살았던 맨하탄을 비교하는 건 솔직히 불공평하겠지만, 마음속으로는 꾸준히 여러 각도에서 비교를 해보게 된다. 그래서 끄적 끄적 기록을 남겨 놓아볼 예정.

리지우드에 집 구하기

Posted 2012. 3. 5. 12:58 by Earl7e
이미 리지우드 집으로 들어온지 꽤 되었지만, 한번 정리하기로 마음먹었던 일이니 간단히 정리.

뉴저지의 부동산은 대부분 njmls.com에서 볼 수가 있다. 캘리포니아쪽은 렌트의 경우 부동산을 거의 활용하지 않고 Craiglist로 직거래한다고 하는데 뉴저지는 대부분 njmls에 올려져있고 부동산에서 관리한다 (겨울 비수기이어서인지는 모르겠지만 내가 찾아볼때는 Craiglist에 자료가 거의 없었다.) njmls에 올라온 자료는 (아마도 대부분) 부동산에서 올린 것인고, 부동산을 거쳐서 거래하면 당연히 복비를 내야하는데 뉴저지의 경우 렌트 한 달 분, 뉴욕은 2 달 분이라고 한다.

나는 일단 뉴저지의 한인 부동산 아주머니를 소개받아 자료를 받아 보았다. 같은 njmls라고 해도 부동산에서는 더 많은 상세 내용(기존 거래 내역이나 listing 가격 변동 사항 등)을 볼수 있고, 보내주는 자료도 인터넷으로 직접 찾아보는 것보다 자세한 내용이 들어있다.

처음부터 리지우드를 중심으로 생각했지만, Bergen county의 학군 좋은 지역 몇 개의 리스팅을 받아서 보다가, 리지우드로 마음을 굳히게 되었다. 월 3,000불 이하로 2+ bed rooms, 1.5+ bath rooms을 기본 조건으로 하고, 기차역에 가까운지, 부엌과 화장실은 깨끗한지, 큰 차길에 있는 집은 아닌지 등을 주로 관심을 두고 보았다. (호주로 이민간 옛 직장 동료의 도움을 많이 받았는데, 사진이 거의 없거나 부엌,화장실 사진이 없으면 실제로 가 보아도 별로라고...)

이주하기 전에 출장 올 일이 생겼고, 주말에 부동산 아주머니와 함께 집을 둘러보았다. 현재 세입자와 약속만 잡으면 아무때나 둘러볼수 있는데, 주로 토/일요일에 많이 본다고... 집이 비어있으면 부동산 전용 열쇠로 맘 편히 집을 둘러 볼 수 있다.

돌아다닌 집들 구석 구석 사진 찍어 구글 플러스에 올려 가족들에게 보여주었다. 보통 남자와 여자가 중요하게 생각하는게 다르기 때문에 여러가지 궁금증을 유발하기 마련. 열심히 체크한 뒤 그 다음 주말에 한번 더 가서 더 자세하게 확인해보았다. (사진을 찍을때는 가능한 동영상으로 찍는 것이, 방과 방의 연결 관계나 크기 등을 파악하는데 많은 도움이 된다.)

리지우드 동네는 80%가 집을 소유하는 동네이어서 그런지, 겨울 비수기와 겹쳐서 렌트로 나온 집이 몇 개 없었다. 비수기에는 가격이 내려간다고 들었는데, 불행히도 반년전보다 300불 가량 더 오른 듯한 느낌이었지만, 아이 학교 보낼 생각을 하면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덕분에 처음에는 2500불 정도를 기대하고 시작했었지만 깨끗하고 괜찮은 집을 찾다보니 2,900불 이상인 집이 기준이 되었다.

지금의 집을 선택하게 된 이유는, 집이 깨끗하게 관리되어 있고, 시설도 괜찮은 편이고, 세 명 가족이 살기에는 너무 크지 않았고 (좀 썰렁할 것 같은 큰 집들도 꽤 있다), 낮에 환하게 빛이 잘 들어오는 느낌으로 아늑해 보였기 때문이다.

약간의 협상 과정을 통해 가격을 결정하고, 계약서를 원격으로 작성하였다 - 내가 먼저 초안에 사인해서 스캔해서 보내주고 집주인 측에서 약간의 수정 후 다시 사인/스캔, 수표 보내주고...
개인 수표는 안 된다고 해서 결국 미국 도착한 날 은행에 들러 cashier's check을 끊어 집주인측 부동산에 제출, 열쇠를 받아 집에 들어가는 것으로 집 구하기 끝.

* 집에 들어가기 전에 수도,전기,가스,인터넷 등을 미리 신청해두면 훨씬 편리.
* njmls에 나오지 않는 정보들도 있는데, zillow.com이나 trulia.com등에서 주소를 넣어 보면 면적, 집 거래 내역, 재산세(property tax)등이 나오므로 참조하면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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