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원 첫날. 교장 선생님과 아침 식사 약속이 있어서 등교 시간보다 30분 일찍 도착했다. 흠 그런데 그 약속은 다음날 다른 학부모들과 같이 하는 약속이라나...
그래서 담임 선생님과 인사하고 교실에 들어가서 잠깐 설명을 듣고 질문도 하고 그랬다. 아 왜 이렇게 말을 빨리 해주시는지... 잘 알아 듣지 못해도 그냥 넘어가고...
수업 시간이 다가오자 선생님이 밖에 나가셔서 아이들을 데리고 들어오셨다. 익숙지않은 외모의 이목구비 뚜렷한 아이들이 주르르 밀려 들어오는데 순간 살짝 긴장되더라. 수업이 시작되고 우리는 문쪽에 서서 보고 있었는데 유빈이도 긴장했는지 조용히 앉아 있더라. 그러다 엄마에게 다가와서는 '엄마 어제 생일파티한것 이야기하고 싶은데 뭐라고해야할지 모르겠어'. 울먹.
그리고는 계속 몸을 비비틀고 있고 바닥만 보고 있고....
선생님이 소개해주시는 것을 창밖으로 보고는 집으로 발길을 돌렸다.
2:50 하교 시간까지 집에서 기다리는데, 혹시 내내 울고 있는건 아닌지, 뭔 일이 있지는 않았을지, 어찌나 시간이 길게 느껴지던지...
결국 30분쯤 일찍가서 밖에서 기다리기로 했다.
등하교는 이렇게 운동장에 반별로 숫자판이 붙어 있어서 그 앞에 줄서서 엄마 아빠를 만나게 되어있다. 저 쪽에서 줄서서 나오는데 줄 맨 끝에서 외투도 제대로 안 입고 껄렁한 자세로 나오는 유빈. 많이 지루했는가보다 싶었지만, 그래도 우려했던 상황은 아니어 보였다. 일단 조금 안심.
엄마 아빠에게 와서 다소 무표정하게 이야기해주는데 도시락에 싸갔던 간식도 나눠 먹었는데 맛있다고 더 달라고 그랬다고. 그리고 그림을 그려서 친구에게 줬더니 그 친구도 그림 그려서 줬다고...
그리고는 한 친구에게 가서 살짝 건드리면서 뭐라고 한 마디 하더라.
궁금해서 선생님에게 어버버 물어보니, '오늘 아주 잘 했다고...'
흠 의외로 적응 잘하네... 어찌나 기특하던지... 뿌듯~